본문 바로가기
퍼실리테이션&디자인씽킹

기후위기 수업, 정답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by iucenter 2026. 6. 28.

기후위기 수업, 정답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 학생들이 직접 고른 기후 주제로 토론한 2시간

요약: 고등학생 31명이 《지금 당장 기후 토론》을 읽고 6개 주제 중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를 직접 골라 모둠을 구성했습니다. ORID 프로세스 + 갤러리투어 + 루브릭 상호평가까지, 결론보다 과정이 살아있는 기후 토론 수업 기록입니다.


"기후위기는 나쁜 것"이라고 가르치는 수업은 쉽습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PPT 몇 장이면 됩니다. 탄소 배출량 그래프, 북극곰 사진, 지구 온도 상승 수치.

그런데 학생들이 수업이 끝난 뒤 진짜 무언가를 생각하게 됐을까요?

저는 다른 방식을 시도했습니다. 정답 대신 질문을, 강의 대신 토론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주제 선택권을 줬습니다.


어떻게 진행했나요?

대상: 고등학생 31명 (6·7인 × 5모둠)
도서: 《지금 당장 기후 토론》 김추령 작
시간: 2시간
기법: ORID + 갤러리투어 + 루브릭 상호평가


핵심 설계 — 학생이 직접 주제를 고른다

이 수업의 가장 큰 특징은 주제 선택제입니다.

《지금 당장 기후 토론》은 기후위기와 관련된 여러 논쟁적 주제를 다루는 책입니다. 저는 책에서 6개 주제를 뽑아 학생들에게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직접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주제를 선택해 모둠을 구성하게 했습니다.

이번 수업에서 학생들이 선택한 5개 주제는 이랬습니다.

모둠 1: 기후위기 피해국에 대한 지원을 어떻게 하는 것이 공평할까?
모둠 2: 논은 습지인가, 탄소배출원인가?
모둠 3: 숲 보호 VS 재산권 — 어느 쪽이 우선인가?
모둠 4: 기후위기 시대에 상업적 우주 관람을 제한없이 허용해도 될까?
모둠 5: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해야 하는가?

단순한 환경 보호 이야기가 아닙니다. 공정성, 식량, 소유권, 우주산업, 에너지 정책까지. 기후위기가 사실 얼마나 복잡한 문제와 얽혀 있는지를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각 모둠에서 어떤 토론이 벌어졌나요?

모둠 1 — 기후위기 피해국 지원의 공정성

1850년부터 2021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70%가 선진국에서 기원했다는 사실에서 출발했습니다. 학생들은 "진정한 공정성은 피해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우리는 양쪽 단의 문제에 치우쳐 본인의 입장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협력과 존중을 내용으로 한 새로운 합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썼습니다.

모둠 2 — 논은 습지인가, 탄소배출원인가?

예상 밖의 치열한 토론이 벌어진 모둠입니다. 찬성 측은 "논을 습지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반대 측은 쌀이 주식이 아닌 국가에게 불평등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맞섰습니다. 마지막에 학생들이 내린 결론: "아시아 인구가 늘면 식량 생산도 늘어나야 할 것, 유해 질소 감축보다 생존이 더 중요하다." 논은 습지로 인정해야 한다.

모둠 3 — 숲 보호 vs 재산권

"당장의 재산권 문제가 해결될지라도 나무의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알 수 없다"는 숲 보호 측과 "숲을 보호하느라 재산권의 보장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소유권 측이 맞붙었습니다. 결론: 소유권을 존중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대신 숲 가꾸고 보존하는 주인에게는 보상해주는 방향.

모둠 4 — 기후위기 시대의 상업적 우주 관람

"로켓의 액체 연료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는 반대 의견과 "NASA와 같은 국가기관이 과학 및 탐사 임무에 인간을 보내는 것은 전체 인류를 위한 우주탐사이기 때문"이라는 찬성 의견이 맞섰습니다. 결론: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고 환경부담금을 늘리며, 탄소배출량에 제한을 둔다.

모둠 5 —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해야 하는가?

가장 복잡한 주제였습니다. 학생들의 최종 결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원자력 발전은 친환경적이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하지만, 효과적으로 우리 모두 환경 보호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양쪽 모두 맞고 양쪽 모두 틀릴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 스스로 토론을 통해 인식했습니다.


이 수업에서 달랐던 것 — 루브릭 상호평가

토론이 끝난 뒤 각 모둠은 다른 모둠의 발표를 평가했습니다. 주제 조합, 발표 내용, 논리 구성, 새로운 사실 발견 네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루브릭 평가표를 활용했습니다.

이 구조가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평가받는 모둠은 더 치밀하게 준비합니다. 평가하는 학생은 다른 모둠의 논리를 분석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더 깊어집니다. 발표와 듣기가 동시에 학습이 되는 구조입니다.

수업·교과 연계가 가능한 공식 평가 구조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 드리는 제안

기후 수업은 환경 교육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공정성·국제관계·에너지·식량·기술이라는 복합적 사회 문제를 다루는 수업입니다.

퍼실리테이션 기반 독서토론은 이 복잡함을 단순화하지 않고, 학생들이 그 복잡함과 직접 씨름하는 경험을 만듭니다.

  • 환경·생태 교육 연계 (과학, 사회, 도덕, 창체)
  • 민주시민교육·토론 교육 연계
  • 수행평가·루브릭 평가 구조로 활용 가능
  • 독서주간 집중 프로그램으로 여러 학급 동시 운영 가능
  • 교사 연수 형태로도 진행합니다

IULab 독서토론 퍼실리테이션

IULab은 CPF 인증 전문 퍼실리테이터 서정호가 운영합니다. ORID, 갤러리투어, 루브릭 상호평가 등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통합해 학교 현장에 맞는 완결된 학습 경험을 설계합니다.

대경권·부울경 초중고·교육청 대상 서비스 가능합니다.

문의
이메일: mearu@daum.net
전화: 010-6569-3362


관련 포스트: CASE 01 — 학교폭력 예방 수업, 강의 말고 독서토론으로 / CASE 02 — AI 시대 진로, 질문으로 탐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