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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아이디어의 탄생> 서평단으로 쓰다

by iucenter 2020. 9. 7.

페이스북친구의 힘은 가끔씩 대단함을 느끼게 한다. 패친의 담벼락에 올라온 <비즈니스 아이디어의 탄생> 서평단 모집글을 보고, 설마 될까 하면서 응모를 한 것이 짜잔 책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혁신적 아이디어 설계와 테스트, 팀 디자인, 마인드셋까지 44가지 아이디어 실험법 <비즈니스 아이디어의 탄생>

알렉산더 오스터왈더의 한 장으로 한번에 사업을 정리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캔버스를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 참 신선했었다. 경영학과는 거리가 먼 이공계 출신으로써 비즈니스모델을 이렇게 쉽게 한눈에 정리할 수 있다니 오스터왈더의 비즈니스모델캔버스는 여러번에 걸쳐 아이디어 정리에 기여한 바가 크다. 물론 탄생까지 했으나 그 아이디어가 잘 성장시키는 것은 또다른 배움의 차원이었다. 그참에 <비즈니스 아이디어의 탄생>는 아이디어의 성장이라는 관점으로 보자면 상당히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 같다. 

아이디어의 씨앗을 심기까지는 참 쉬운 일이다. 수많은 씨앗 중에서 될만한 나무로 자랄 놈은 극히 일부이지 않는가? 이런 점에서 이 책의 제목에 대해선 좀더 직설적이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아이디어의 탄생이라는 관점보다는 가설과 검증이라는 측면을 많이 강조하면 어떨까 했다. 한편으론 가설을 세우고, 발견하고, 검증해서 본 궤도에 올리는 것까지 해야만 비로서 세상에 아이디어가 드러난다면 탄생이라고 할 수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아이디어의 산파이자 부모가 될 팀을 구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이디어의 형성, 가설, 실험, 학습에 이르기까지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슬라이드셰어의 창립자인 라시미 신하의 "스타트업의 창립 비전은 과학적 가설과 비슷하다."라는 문구가 가장 인상적인 것 같다. 사업을 한다는 것이 경영학적인 것도 있지만, 이 부분에서는 공학적인 요소가 굉장히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스타트업의 창립 비전은 과학적 가설과 비슷하다. - 라시미 신하, 슬라이드세어 창립자

실험실(Lab.)처럼 가설을 세워놓고 반복적으로 실험하고, 실험하고, 또 실험해야 하는 것이 현실 사업영역임에도 그렇게 까지 하지 못하고, 무대또 정신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어쩌면 두려움으로, 어쩌면 시간없다라는 조급함에 어쩌면 팀구성, 비용의 문제로 못하고 있는 것이 부지기수가 아닌가? 

반복적인 프로세스로써의 아이디어 탄생

이 책의 몇 페이지 지나지 않아 보이는 "이 책은 기업의 혁신가, 스타트업 기업가, 1인 기업가를 위해 쓰였다."라는 문구는 부업을 하고 있거나 아직 비즈니스화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1인 기업가 혹은 지망자인 나에게는 용기를 가져다 주는 말이다. 사업에 대한 이해를 좀더 높임으로써 허투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일을 최대한 막아 주지 않겠는가?

<비즈니스 아이디어의 탄생>이 제안하는 주요 독자

가치제안캔버스에서 다루는 고객의 활동, 고객불만, 고객혜택을 다시 한번 살펴보게 되었고 이것이 얼마나 실현이 가능한지, 그리고 고객들이 이 아이디어를 원하는지, 또 우리가 이것을 함으로써 가치가 있는지를 곱씹는 시간도 꽤 좋았다. 현재 생각하고 있는 아이디어가 아직은 무르익지 않은 - 다시 말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코걸이, 목걸이, 발걸이... - 상황에서 더욱 세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여기서 제안해 준 44가지의 도구들가 너무 많아서 무엇을 가져다 써야할지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선행구조를 제안해 주고, 비용, 준비시간, 진행시간, 증거의 강도, 준비/실행/분석에서 해야할 일, 필요역량과 조건 등을 잘 가이드해 주고 있다.  가령 고객인터뷰가 제일 처음 나오는 도구인데, 이 분이 사무실 책상에서 줄곧 일을 해 온 나같은 사람에게는 도전일 수 밖에 없지만 흥미로운 작업일 수 있을 것이고, 첫시작의 단추일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카페에 찾아가서 우리에게 알맞는 인터뷰이를 찾아 질문지를 제시하고 인터뷰를 한다? 어렵겠지만 첫 관문임을 다시금 되새긴다. 얼마나 중요한지 이 고객인터뷰라는 도구에 대해서 다른 도구들보다 훨씬 많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가이드를 해 주고 있는데 이것만은 꼭 하셔야 합니다'라는  저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수많은 도구들 중에서 기업의 특성별로 실험 순서를 정리해 주는 센스도 돋보인다.

비즈니스모델 아이디어를 위한 실험 순서

발견 영역과 관련된 도구들은 아래와 같다.

  • 탐색 - 고객 인터뷰, 파트너 및 공급자 인터뷰, 전문가 구성원 인터뷰, 고객 일상 관찰법, 발견형 설문 조사
  • 데이터분석 - 검색 트렌드 분석, 웹 트래픽 분석, 토론 포럼, 영업 인력 피드백, 고객 지원 분석
  • 관심 발견 - 온라인 광고, 링크 추적,  특성 버튼, 404 테스트, 이메일 캠페인, 소셜 미디어 캠페인, 추천 프로그램
  • 토론 프로토타입 - 3D 프린트, 종이 프로토타입, 스토리보드, 데이터 시트, 브로슈어, 설명 동영상, 부메랑, 가상 소유
  • 취향 및 선호도 발견 - 제품 상자, 스피드보트, 카드 분류, 특성 선택 구매, 

가장 낯선 도구로는 부메랑(기존의 경쟁사 제품을 가지고 고객 테스트를 진행함으로써 가치 제안에 대한 통찰을 얻는 방법), 스피드보트(고객 활동의 진행과 진전을 방해하는 요소를 규명할 목적으로 하는 게임 기술(앵커 달기))가 있는데, 부메랑 기법은 리버스 엔지니어링과 비슷한 것 같고, 스피드보트는 장애요소를 규명해 보는 도구인 것 같다. 그리고, 오프라인으로 하는 도구들도 있지만 온라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이 꽤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검증 영역과 관련된 도구들을 나열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 상호작용 프로토타입 - 화면 프로토타입, 단일 특성, MVP, 메시업, 컨시어지, 실물 크기의 프로토타입
  • 콜 투 액션 - 심플 랜딩 페이지, 크라우드 펀딩, 대조 테스트, 사전 판매, 검증형 설문 조사
  • 시뮬레이션 - 오즈의 마법사, 가상 판매, 의향서, 팝업 스토어, 익스트림 프로그래밍 스파이크

기술적인 도움을 받지 않은 채 제품/서비스의 가치를 수작업으로 전달하는 컨시어지 방법과 오즈의 마법사 방법은 마치 리멤버 서비스를 생각나게 한다. 기술적 개발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고객의 만족도를 확인한 후에 기술 개발을 진행한 것이 여전히 충격적인 사업적 접근이었다. 도구의 이름도 대단이 재밌다.

대조 테스트는 A/B테스트라는 이름으로 많이 접한 테스트로 손쉬운 검증도구도 있고,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를 만들 때 곧잘 이용하는 화면 프로토타입도 있다.

책은 실험의 함정과 실험을 통한 조직 만들기로 끝이 난다.

실험을 통한 사업접근이 사업이 실패하지 않도록 하는 훌륭한 장치이기도 하지만, 맹목적 실험과 맹신은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험에는 충분한 시간적 할애가 필요하고, 바로 테스트/조정하지 않고 오랫동안 생각만 하고, 비교대상이 없는 허술한 데이터이거나 약한 수준의 증거(고객의 말뿐인), 가설에 부합되는 증거만 수집, 적은 양의 실험, 실험을 통한 배움 및 조정의 실패, 테스트를 외부에 의뢰하는 함정을 말하고 있다.

하나하나가 지뢰가 될 수 있는 항목이다. 시간도 부족하고, 즉각적 반영도 힘들고, 충분한 실험 데이터 확보도 그렇고,,, 

실험의 함정
실험의 함정

아이디어는 생명을 가지고 시작되는 것 같다. 아이를 키우듯이 정성드레 살펴야하고, 때에 따라 필요한 일을 해 줘야 하는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다 처음이듯 그 시행착오도 수차례 있지 않겠는가. 그러면서 잊지 말아야할 것이 배움의 자세이고, 또다시 시작하는 mindset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비즈니스북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